몰입

제가 지금 시스템 다이어리를 만들고있는데요, 다이어리를 만드는 도중에 일어난 일을 먼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언젠가 제가 작업 해놓은 다이어리 내용들이 미흡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결국에는 더 좋은 성과물을 위해서 수정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수정 작업을 하고 있다가 해가 저물었다는걸 알았습니다. 회사로 치면 퇴근 할 때가 지나가 버렸던 것이죠. 이때 였습니다. 근무 시간이 끝났다는걸 알자 마자, 제 머릿속에서는 각종 잡생각들이 요동을 치기 시작하고 머릿속은 난장판이 되어버렸습니다. 스트레스란 놈이 제 머리부터 심장, 어깨, 전신을 모조리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불쾌감은 결국 다음날 아침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죠, 잠을 제대로 못잔거죠. 저는 이것을 “나쁜 몰입”이라고 부르기도합니다.

저는 학교 수업시간에 몰입에 빠져서 친구가 필기구를 빌려달란 말을 듣지 못하기도 했고, 얼음나무 숲 이라는 소설 책을 읽는 와중에는 그 소설속에서 빠져나오지를 못했습니다. 이렇게 몰입에 빠져들면 수업중에는 선생님의 말만 들리고, 소설 책을 읽는 경우에는 그 세계에 빠져들어서 책을 덮을 때까지 생생한 꿈을 꾸게 됩니다. 그 와중에 있었던 일들은 매우 선명해지고, 기억속에 자리잡습니다. 제 몸은 활기가 넘치게 되고, 이 몰입에서 느끼는 경험이 너무도 재밌는 나머지 몰입이 끝나면 “어? 시간이 이렇게 지나갔어?” 라고 느낍니다.

이런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흥미진진한 야구 경기나 축구경기를 보실때, 혹은 흥미진진한 드라마나 똥 줄 타는 나는 가수다가 끝났을 때 느끼실 만한겁니다.“뭐지 시간이 왜 이렇게 빨라?” 라는 그 느낌 말입니다.

몰입 이 끝난뒤 말하게 되는“뭐지 시간이 왜 이렇게 빨라?”라는 말은 몰입을 정말 잘 드러내 줍니다.

집중 상태나 나쁜 몰입 상태에서는 “뭐지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아, 시간이 됐구나”,“아, 드디어 끝났다”,“ 어?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퇴근 시간이군” 과 같은 생각만 가득하죠. 왜냐면 집중 상태나 나쁜 몰입은 재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즐거운 시간이 아닌 거죠. 그러니 집중한 시간과 나쁜 몰입 시간을 그리워 하지 않습니다. 그 시간이 지나 버렸다고 안타까움을 표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몰입은 다릅니다. 몰입이 끝나버린 순간 부터 우리는“몰입”을 그리워 합니다. 너무 재밌던 시간, 끝나서 안타까운 꿈이라며 안타까워 합니다. 우리는 몰입이 끝나면 이렇게 느낌니다.

‘야 이거 너무 빨리 끝났어’

이제 우리는 몰입이 무엇인지 압니다. 무엇이 몰입이 아닌지도 알고 있죠. 그렇다면 몰입을 잘 하려면 필요한 것들을 정리 할 준비가 된것 같네요.

첫 번째, 몰입 상태에서는 다른 것에 신경을 쓸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보자면, 몰입하고 있는 직원에게 다른 직원이나 상사가 말을 거는 상황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직은 직원들을 몰입에 빠지게 하고 싶다면 그것을 도울 수 있는 의사 소통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 몰입 상태는 다분히 개인적인 상태입니다. 예를 들면 몰입은 너도 나도 함께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란 것을 떠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에는 개인의 자유와 의사가 매우 중요하게 된다는 것이죠. 따라서 조직내에서 개인주의적 문화가 필요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 번째, 몰입 상태는 다분히 개인적이라고 위에서 정리했죠, 개인의 자유와 의사가 매우 중요하기도 하구요. 그러니까 개인의 성격, 특성을 잘 알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의 성격이나 특성을 스스로 파악하는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면, 저는 ‘성과’를 동기로 움직이면 나쁜 몰입 상태에 빠져듭니다. 저를 움직이는 동기요인은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성과’는 저를 움직이지 못합니다. 저는 ‘성과를 추구하는 시간’을 지겨워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는 집중하고 있나요? 몰입하고 있나요?
지금 우리 조직은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들은 각자 어떤 사람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