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서울. 지하철에서,

2014년 서울.

공유 도시 서울이라는 주목을 받기도 하는, 내가 자리 잡고 앉아 생활하는, 이곳.

거리 위를 돌아다니는 버스와, 거리 밑을 돌고 있는 지하철은 이 서울의 아침을 가능하도록 맡은 바 임무를 성실하게 하고 있다. 빙빙 돌아다니면서.

하여튼 나에게도, 이곳에 사는 다른 시민들에게도 지하철은 낯선 존재가 아니다. 이미 내 생활의 일부이면서, 내 일과와 함께하는 동료이다. 더 이상 없어도 부족해도 안되는 나의 일상의 전우라고 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나의 하루 속의 지하철은 매우 안락한 공간이다. 나는 이곳에서 지친몸을 기대어 잠을 청하기도 하고, 사람들은 만취한 상태의 몸을 이곳에 맡기기까지 하는, 뭔가 믿음직한 존재이기도 하니까. 그리고 내가 연구실로 가면서 글을 쓰는 시간을 누리기도 하고.

하지만… 오늘 아침은 좀 다르다.

가만히 앉아서 둘러보자.

등받이. 그리고 그것에 도움을 받아서 허리를 꼿꼿이 세우는, 눈은 감기거나 어느 한 곳을 바라보고 있는 지하철 안의 사람들. 그리고 다르지 않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는 나.

글쎄 — 나는 왜 지하철에게서 따듯하고,에너지 넘치고, 동료애의 향수를 느낀 걸까. 적어도, 눈을 반쯤 뜨고 감는 사람은 있지만, 절대로 웃고 있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는 이곳에서. 내 마음은 무엇을 …

가만히 앉아, 이 그림을 그리고 펼쳐 보니, 생각과는 조금은 다른 지하철이 느껴지고 만다. 어차피 나는 내가 내릴 목적지에서 내릴 거였다. 이내 일어서 지하철 바닥을 딛고, 나는 지금 길을 걷고 있다. 이 세상의 모든 물음을, 궁금증을, 호기심을, 답답함을 머릿속에서 씻어내기를 소망하며 걷고 있다. 내일 아침은 오늘 아침 보다, 더 잘 일어날 수 있기를 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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