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렸다

멈춰 버렸다. – 해경 –

 

멈춰 버렸다.
그들의 시간이 멈춰버렸다.

어머니의 검은 분노가
그들의 시간을 멈춰 버렸다.
우리와 으르릉 대던 자식들의 시간을 정지 시켰다.

신기하고, 경이롭고, 소름 끼치게도,
우리의 검은 분노도 사그라 들었다.

어느 자식의 시간이 사그라 들었다.
같은 어미를 가진 우리의 분노도 사그라 들었다.

불길은, 분노의 불길은
심지가 강해지거나

거친 숨이 맑은 숨으로 바뀔때야 사그라든다.
사람이 사람이 될때야 사그라든다.
그리고 소름끼치는 무언가도 사그라들게 만든다.

나는 바란다.
분노의 불길이 사람이 되어,
우리의 그것이 사그라 들었기를

그리고 말한다.
우리가 소름끼치는 사람이 되었음을 상상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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